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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용 선비' 님의 짤방 (으로 추정됨)
아주 오래 전에 갈무리 해두었던 짤방이라 출처가 불분명합니다.
출처에 대해 알고 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려요~
원문 그대로 싣는 게 당연하겠지만, 재미를 더하고자 제가 약간 수정한 부분이 딱 한 곳 있습니다.
(주의 깊게보시면 아마 아실 거예요)*
대작기행 [라그나로크] <8> 구걸노비수 중의 한 명을 내치고 유유히 사라진 P씨 진정한 고수라면 함부로 자신의 무용을 자랑하지 않는 법이거늘...
강호에 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은 가을 초입에 접어들던 어느날이었다.
초 고수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널리 사람들을 이롭게 하며 게임을 즐기고 낭만을 추구하던 P씨는 어느날 길을 걷다 어느 노파로부터 한마디를 듣게된다.
“자네의 무림행에 크나큰 장애가 오겠군, 부디 오늘은 자중하고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시게.”
뜬금없이 외치는 노파의 말을 그저 실성한 사람의 말이라 여기고 피식 웃어넘긴 P씨. 평소에도 고수로서의 자부심과, 남에게 자신의 속내를 들키기 싫어하는 그의 성정이 노파의 말을 무시하게 만들었다.
“감히 누가! 최강의 고수인 내게 도전한단 말인가. 과연 누가!! 으하하하”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길을 걸었다. 주변에 늘어서 있던 70렙 80렙 공력의 무림 중수들이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예의를 차린다. 강자의 길이란 이런 것이다.
지금의 이 모습이 강호를 주름잡는 강자의 모습이 아니고 무엇이랴. 바로 그 순간이었다. P씨는 살기를 뿜어내는 한 사내가 자신이 가려는 길의 한쪽 모퉁이에서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수?!!!’
P씨는 짐짓 모른체 그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무림의 예인 두손을 들어 살짝 합장을 하는 수인사를 건네자 그도 잠자코 답을 해주었다.
‘…저런 평범한 몸에 가공할 내공을 담고 있다니!… 과연 세상은 넓구나!’
그는 그 평범한 젊은이를 시험해보고 싶어 걷던 방향을 갑자기 바꾸며 P씨는 자신의 애검인 ‘+10 무무센아이스해동검’을 아미파의 복마검법 제2초식으로 시전했다.
차가운 냉기가 그의 주변을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젊은이에게 육박해 들어갔다. 주변의 군중들은 갑자기 발생한 대 고수들의 격돌을 예상하며 먹이를 찾아 헤매는 늑대의 시선으로 두사람을 주시하기 시작한다.
“아아아!!… 저 중년인은!!… 무림 삼절중 최고수라고 일컬어지는 P씨가 아닌가!”
“그… 그런! 그렇다면 ‘스틸척결파’의 장문인이라 일컬어지는 그분이시란 말인가!!”
“젊은이가 무슨 원한을 졌는지는 몰라도 한줌의 고깃덩이로 화하겠군….”
군중들은 뭔가 분위기 잡기 좋을만한 말들로 웅성거린다. 한편으로는, 무무센 아이스 해동검에 격중돼 운명을 달리할 청년의 안위에 대해 그들은 걱정어린 시선을 담아 보냈다. 그러나….
“일개 방파의 방주이신 어른이 어찌이리 경망스럽단 말이오!!”
검은 옷으로 몸을 휘감았던 청년은 도포를 휘날리며 어느새 P씨의 공격을 회피한 뒤였다. 젊은이는 놀랍게도
노비수(盧卑壽 : 잡역을 시키기 위해 태어난 천한 신분)였다.
“노비수라니!! 말도 안돼! 어떻게 저 공격을 노비수로!!”
“이건 뭔가 밸런스의 문제야! 노비수는 무무센 아이스 해동검의 복마검법을 절대 당해낼 수가 없어!”
사람들은 젊은이가 노비수라는 사실에 경악했고, 그가 P씨의 일격을 회피하며 반격자세에 들어간 것에 또다시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P씨는 긴장감을 만끽하며 젊은이에게 예를 갖추었다. 젊은이는 냉정한 시선으로 P씨에게 말했다.
“귀하의 무무센 아이스 해동검으로 펼쳐보인 복마검법은 언뜻 그 차가움과 용맹함이 천하를 얼려버릴 듯 장중했지만, 기실 그 실체로 따져 들어간다면, 자만심과 오만함으로 똘똘 뭉쳐져있을 뿐이오, 진정한 고수라면 함부로 자신의 무용을 자랑하지 않는 법이거늘 어찌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함부로 검기를 뿜어낸단 말이오!”
해석하자면 ‘
칼 좋다고 자랑하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라는 말이었다. 젊은이는 말을 마치며 자신의 검집에서 칼을 끄집어냈다. 일순… 자신의 속마음을 읽힌 P씨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외쳤다.
“젊은이가 입이 너무 거칠구나!… 그리고 나와 같은 고수를 상대하는데, 그런 나이프 따위를 꺼내다니. 하다못해 +1 제련 정도는 했어야 할 것 아니냐! 내 처음엔 자네의 위용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었으나, 이토록 상대를 무시해오니 한수 가르침을 주어야겠다.”
저 말은 해석하자면 ‘
실수로 친 걸가지고 욕을 하다니! 버릇 없는 놈’ 이라는 말이었다. 상대는 나이프만 덜렁 든 노비수였다. P씨는 더 이상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 곧장 공격해 들어갔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군중석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선명히 들려왔다.
“저 나이프는 사실은 누구도 구할 수 없는 명품! 테두리는 강철 코팅이 균등하고, 칼집은 둔탁해보이나 안정적이고 무게 배분도 환상적이다. 한번 휘두르면 바람을 부르고 두번 휘두르면 대지를 쪼개니, 어찌 천하의 명검이 아니랴. 저것은 스스로 주인을 택한다는 ‘
사이드라이크 나이프 오브 버서커’ 가 분명할 것이다.”
중얼거리는 그 소리가 들리자 군중들의 외침소리가 터져나왔다.
“그…그렇다면! 저 청년은… ‘쾌도무영 노비수’ !!!!”
“오오오!! 수련키조차 힘들다는 99렙 공력의 노비수에 달한 바로 그!!”
“주화입마를 100번 넘겨야 한다는 노비수 지존을 달성한 그 사람인가!!”
“저자가 쾌도무영이라면 이 승부 절대 누구의 승리라고 장담할 수 없소!!”
차가운 대지위에 바람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다. 상대가 99렙 공력의 노비수라는 사실에 P씨는 자신의 등줄기에 한줄기 식은땀이 흘러 내리는 것을 느꼈다. 지금 눈앞에서 살기를 뿜어올리며 자신을 노려보는 상대는 마치, 겨울잠을 자다 보아에게 물려 잠에서 깨어난 굶주린 빅풋과도 같지 않은가.
“노옴!! 승부닷!!”
“바라던 바!!”
“노비수!! 네 놈에겐 칼도 필요없다! 나의 불타는 주먹의 끝을 보여주마!”
“훗… 말만 나불대지말고, 그 정의의 주먹이나 한번 봅시다!”
P씨는 칼을 접고 맹렬하게 주먹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그 기세는 마치 철권수리에 등장하는 폴의 붕권처럼 강맹하고, 압도적이었으며 안하무인격이었다.
“커헉! P씨의 필살기!! 마구잡이권”
“아아… 악마도 저 주먹앞에서 나가떨어졌다는 그 전설의 권이오?!”
“저 재수없는 마구잡이권에 나가떨어진 자가 한두명이 아니오!!”
P씨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의 마구잡이권을 연타했다. 금방이라도 노비수는 선지피를 토하며 저 머나먼 하늘의 별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대의 위명에 걸맞지않는 얍쌉이로구려… 그런 실력으로 최고수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니… 내가 그대의 어두운 안력을 밝게 비춰주리다!”
“무엇이!? 감히 애송이가!!”
노비수는 P씨의 마구잡이권을 귀신같이 피하며 손가락을 모으고 알 수 없는 주(呪) 를 외우기 시작했다.
“
泥魔 沌漸 無氣漸 詰漸 多耐羅 朦撞 訖訖訖 尼魔尼魔 沌業陰古底 !! (니마 돈점 무기점 힐점 다내나 몽당 흘흘흘 니마니마 돈업음꼬져 !! )”
음산하고 알수없는 주문이 울려퍼지자 갑자기 모여있던 사람들이 일곱구멍으로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모, 몸이!!”
“손발이 오그라진다!!”
“크허헉!! 저것은 마교의 비전, 금지된 주문…
돈점주(沌漸呪 : 점점더 파멸의 길로 이끄는 고대 금주중 하나)!”
“절전된 금지주문을 듣게 되다니. 내 무림인생도 이것으로 끝장이다!”
주변에 늘어섰던 수백의 인파들이 흘린 선혈로 마을엔 피가 강을 이루고 시체가 산을 쌓았다. P씨도 엄청난 내상을 입고 각혈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 쿨럭… 네… 네놈!… 네놈은 강호에서 사라졌다던
구걸노비수(九杰盧卑壽:강호를 떨게한 9인의 걸출한 노비수들) 중 하나가 아니더냐!!… 설마하니, 네놈 따위가 그간 강호를 어지럽히고 있던 것이냐!!”
노비수 사내는 음침하게 웃었다.
“후후후. 그럼, 나를 정파의 고수로 봤단 말이냐? 훗… 네놈에게 나의 9성
구걸력(九杰力:9인 노비수들의 특이한 심법) 을 시전해보고자 그간 강호를 누비며 무수한 고수를 폐공(廢功 : 무협용어, 쉬운말로 폐인 만드는것 -_- )시켰다. 그리고 이제 네놈이 나의 100번째 제물. 이것만 성공하면 나는 …”
노비수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P씨의 마구잡이권이 노비수를 강타했다.
“아다다다다다아아아닷-----!!”
“크헉!!”
멋지게 폼을 잡고 대사를 읊조리던 노비수는 전혀 의외의 공격에 무방비상태로 무차별 난타당한 뒤 공중으로 10미터나 날아올랐다가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근처에서 만두 하나를 사들고 마악 집으로 돌아가던 엑스트라 사내가 마침 그곳을 지나다 그 광경을 목격하고 중얼거렸다.
“어이없네…”
한 말의 선지피를 울컥 내쏟으며 노비수가 외쳤다.
“비… 비겁하다!!… 강호의 고수라는 자가 기습을 하다니!!”
아랫도리를 가격당해 눈물까지 글썽이는 노비수의 품속에서 황금색 빗 하나를 찾아낸 P씨는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후후후…
구걸 즐~(九杰 櫛 : 9인의 노비수가 신물로 삼고 지니고 다니는 빗의 일종). 이 빗은 평생 내가 지니고 다니며 네놈에게 치욕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도구로 삼겠다….”
“이… 이놈!!”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그를 뒤로 한채, P씨는 광소를 터뜨리며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서편의 벌판으로 천천히 사라졌다.
이글루스 가든 - 라그나로크. 전승을 하고싶어!>_<